강자만이 지배하는 강호에도 어김없이 혹한은 찾아오고 백부국이 방주로 있는 착검당에는 심한 눈보라 속에 숨막히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7년전 바로 이맘때 이자리에서 방주자리를 놓고 벌였던 결투에서 패한 왕정국이 복수의 칼날을 세우고 도전해온 것이다. 7년전 기분나쁜 휘파람을 불며 사라졌던 왕정국은 ‘일도회’를 조직해서 복수의 그날만을 기다려왔던 것이다. 피비린내 나는 결투는 결국 백부국의 자비심을 자극한 왕정국의 비겁한 승리로 끝나고 승리한 왕정국은 백부국의 목숨대신 그의 사랑하는아들을 빼앗아 가고 만다. 20년의 세월속에 장성한 왕녕과 아걸,그리고 왕정국의 딸 소연. 이 세사람은 비정한 강호에서 특별한 우정을 쌓아간다. 하지만 그 속에는 소연을 향한 왕녕과 아걸의 보이지 않는 사랑이 싹트고 있었다.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가 바로 착검당의 백부국이라고 가르쳐 온 왕정국의 의도대로 왕녕의 복수심은 점점 깊어만 가고.그러던 어느날, 왕정국으로 부터 부모의 원수인 백부국을 제거할 것을 명받고 왕녕은 착검당으로 향하는데. 착검당으로 향하는 도중 왕녕은 뜻밖에 위기에처한 백부국을 만나게된다. 아버지와 아들이 운명적인 첫만남을 통해 백부국은 사랑하는 아들과의 피할 수 없는 결투를 예감할 수 밖에 없고 비통한 마음에 아내 소소의 무덤을 찾아 아내의 무덤 앞에서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천지동수검법'을 펼쳐 보인다. 부모를 죽인 원수에 대한 복수심만으로 가득찬 왕녕을 맞은 백부국은 도전을 피할 수 없다는 강호의 규칙 때문에 대결에 앞서 한통의 낡은 편지를 쥐어주고 부자간의 기막힌 운명의 대결을 벌이게된다. 결국 부자간의 결투는 착검당내의 무안국의 배신으로아버지인 백부국이 아들 왕녕의 칼에 의해 숨을 거두면서 끝이난다. 한편 아버지를 제손으로 죽인 사실을 전혀 모른채 기차에 올랐던 왕녕은 백부국이 남긴 편지를 읽고 비로소 20년 동안이나 원수로 알고 살았던 그가 꿈에도 그리던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아버지가 자신의 칼에 의해 죽어갔다는 사실까지도. 모든 것을 알게 된 왕녕이 일도회에 돌아오자 왕정국은 왕녕마저도 죽이려 하는데 딸 소연이 가로막고 왕녕과 소연 두사람은 일도회를 떠나 길을 나선다.한편 착검당을 배신하고 백부국의 죽음을 도왔던 무안국이 이번에는 왕녕의 뒤를 쫓아 살해를 기도하게 된다. 하지만 왕녕의 어머니 소소와의 이루지못한 사랑에 평생을 괴로워 하던 무안국은 비로소 백부국만이 소소의 진실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고 담담하게 죽음을 맞는다. 그러던 어느날 폭풍전야처럼 불안하지만 모처럼의 한가로움을 즐기던 소연과 왕녕앞에 형제처럼 친하게 지냈던 아걸이 나타난다. 하지만 아걸이 찾아온 것은 남몰래 소연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악용해서 왕녕을 죽이라는 왕정국의 명령 때문이었다. 교활한 사부 왕정국의 비리를 모두 다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피의 대결을 벌여야하는 왕녕과 아걸. 사랑하는 친구를 재로 뿌리고 나서 왕녕은 왕정국과의 마지막 승부를 위해 죽은 아버지를 위한 나무비석을 만들어 짊어지고 다시 눈보라가 치는 날 일도회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