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선으로 만난 젊은 남녀가 다방에서 다시 만났다. 남자는 분홍 보자기에 선물을 싸오고, 여자는 수줍은 듯 말을 아낀다. 그들은 전쟁에 대한 기억과 경험에만 이르면 말이 많아진다. 그들은 전쟁을 이야기하며 미래를 설계한다. 60년대 청춘 남녀를 통해 현재에 대한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 그러나 희망을 품은 삶을 아기자기한 세밀한 묘사로 풀어간다. 1965년, 결혼 적령기의 유정과 학송. 오늘은 선을 본 후 네 번째 만남. 이름도 거창한 국제중앙다방에서 쑥스러운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예사롭지 않은 지점에서 서로에 대한 공감대를 찾게 된다. (It was the year 1965. Yu-jeong and Hak-song reached the marriageable ages. It was their 4th meeting. They met at the ostentatious Kukje Jungang Cafeteria (International Central Cafeteria). They felt awkward to talk to each other. Now they found a common point in their ideas.) 연출의 변. "이해는 할 수 있지만 거부하고 싶은 것들,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단절시키고 싶은 것들.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는 것들, 우리 주변에 너무나 많다. 허탈하다면 허탈하다고 할 수 있는 이 감정, 이 느낌을 비틀어 색다르게 표현하고 싶었다." (There are things we can understand but don’t want to accept. There are things that we can understand but want to stop. But there are too many things that we can’t control as we wish. We can fall into a state of lethargy. But I wanted to express this feeling in different way.) 전쟁 후 겨우 자리 잡은 도시, 다방에서 만난 여자와 남자. 어색한 둘 사이에 전쟁이라는 공통 화제가 생기며 대화는 즐겁고 코믹하게 이어진다. 전쟁은 선으로 만나 어색한 둘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가 되기도 하지만 역시 아릴 수밖에 없는 기억이다. 맛깔스러운 대사와 연기가 볼거리다. (윤용순) 대한민국영화대상 단편부문 대상 (2006), 제5회 제주영화제 개막작 (2006), 제7회 대구단편영화제 초청상영 (2006), 제7회 샌디에고아시안영화제 (2006, 미국), 제5회 실루엣단편영화제 (2006, 프랑스), 제7회 서울영화제 베스트시네마포넷상 (2006),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 경쟁부문 (2006), 제22회 로스앤젤리스아시안퍼시픽영화제 단편부문 (2006, 미국), 릴국제단편영화제 (2006, 프랑스), 제3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경쟁부문 (2005), 제2회 CJ 아시아인디영화제 (2005), 레스페스트디지털영화제 관객상 (2005), 제10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2005), 제4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장르의 상상력전’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