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일어나 보니 자신이 테러리스트가 되어 있는 한 예술가에 대한 실험적인 영화로 예술가가 단순히 작품을 창조하는 행위를 통해 어떻게 문화를 전복시킬 수까지 있는지에 대해 연결성이 없는 초현실적인 이미지들의 조합으로 보여주는 보고서이다. <토도 토도 테로스>에는 감독의 가까운 지인들이 촬영한 이미지들이 이용되었는데 기존의 이미지로 새로운 의미를 생산해내는 이른바 Found Footage 영화이다. 2006년 싱가포르 국제 영화제 비평가상. 처음 존 테로스 감독에게 그의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 물었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이 썼다. “예술가는 한밤중에 깨어 일어나 보니 자신이 테러리스트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집으로 되돌아가고 있지 않고 마닐라는 고요 속에 있다. 그리고 비디오 이미지가 나타난다. 낯선 이가 카메라를 향해 말하기 시작하고 카메라와 낯선 이가 움직임에 따라 요란하게 울리면서 익숙한 목소리가 반응한다. 영화의 대부분은 가까운 지인들(필리핀 음악가와 공연 예술가)의 영상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닐라를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영상화한다. 예술가가 단순히 작품을 창작하는 행위를 통해 어떻게 문화를 전복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영화이자, 일종의 메타영화이며 고통, 배신, 여성의 권한 부여 그리고 이방인과 사랑하는 이들 모두에 대한 드러내지 않는 테러 행위와 같은 영화 만들기에 대해 폭로하는 영화이다.” 본인이 볼 때 이 영화는 테러 행위가 개인적인 레벨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반영한 영화이다(원제의 대략적인 의미는 ‘극한 테러’). 사랑하는 이들을 배신하는 우리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이주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며, 감시를 통해 개인적 공간을 침범하는 현대 사회의 행태에 굴절시킨다. 비디오 해적판 제작자가 독일에서 러시아 여자와 바람을 피우는 남편을 둔 여자의 홈비디오를 공개하고 모두가 서로의 치부를 철저히 확인하면서 신뢰의 철저한 붕괴를 보여준다.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비디오 세대의 <히로시마 내 사랑>이다. 완전한 불신이 모든 이들을 적으로 폭로했을 때, 과거에 일어났던 격변의 사건에 대한 기록을 보는 대신, 우리는 미래에 일어날 참사에 대한 감시 테이프를 보고 있다. (필립 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