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미모를 지닌 20대 후반의 여성 두연은 호텔이나 미술관 등을 배회하며 일상적으로 다른 사람의 지갑을 터는 직업 소매치기이다. 소매치기 아버지로부터 직업을 이어받은 두연은 절해고도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대도시 서울에서 그와 따뜻하게 말을 나눌 사람은 없다. 영화와 오렌지색을 좋아하는 두연은 어느 날 오렌지색 타이를 매고 영어 발음을 굴리는 잘생긴 남자 윤태를 만난다. 윤태의 눈에서 구원을 찾는 두연은 마음을 열지만 사실 윤태는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며 돈많은 여자를 유혹해 팔자를 고치려는 구제불능의 한탕주의자. 윤태가 두연을 만나 이제 운이 트였다고 생각하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일이 꼬인다. 두연이 우연하게 깡패조직 자금담당의 지갑을 털면서 두사람은 깡패들에게 붙잡혀 추궁을 당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두연을 쫓는 형사 상구의 집요한 추적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