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답답하다고 느끼는 것은 그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사회나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 때문일 것이다. 다만, 그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에 따라 그 느낌의 강도가 달라 질 것이다. <그대와 함께 한 여름>은 이제 막 개방을 시작한 80년대 중반 중국의 한 조그마한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당시, 젊은이들의 탈출 욕구는 매우 강렬했다. 시에동은 쑨홍웨이(Sun Hongwei)와 리밍신(Li Mingxin)의 순수한 첫사랑을 바탕으로 깔면서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 찼던 80년대 중국의 청년세대에 대한 향수, 그리고 사랑과 도덕적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그대와 함께 한 여름>은 멜러영화의 틀 속에서 80년대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 본다. 이를테면 대학진학을 꿈꾸는 이유가 미지의 외부세계로 탈출하기 위한 방편이란 점 등이 오늘날의 세태와 비교되는 한 단면이다. 한편으로, 그것은 개방 이후 점차 사라져 가는 인간중심의 문화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는 방식이기도 하다. 시에동에게 있어 80년대는 ‘순수의 시대’인 것이다. 그에게 있어 ‘순수의 시대’는 쑨홍웨이와 리밍신의 사랑의 비극적 결말과 함께 막을 내린다. 죽음이 그들의 사랑을 갈라 놓았듯이 ‘순수의 시대’는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2001년도 PPP프로젝트였던 작품으로 4년 만에 완성됐다. (부산국제영화제 -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