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smoky valley'라고 불리는 파야타스 지역은 필리핀 최대의 쓰레기 매립지 중 하나이다. 전국각지에서 흘러 들어온 수십 톤의 쓰레기로 거대한 산을 이루고 있는 이 황량한 폐허의 땅은, 그러나 이 쓰레기 더미 속에서 빈 병과 쇳조각, 플라스틱 등을 팔아 생계를 꾸려나가는 이 곳 주민들에게는 더 이상 악취와 오물로 범벅된 버려진 땅이 아니다. 그들에게 쓰레기를 가득 싣고 이곳으로 들어오는 덤프트럭은 아이들을 학교 보내고, 하루 세끼를 걱정하지 않게 하는 삶의 한 가닥 희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찾아 온 자연재해로 이곳 주민들의 삶은 위협 당하게 된다.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으로 인해 산을 이루고 있던 쓰레기 더미가 휩쓸려 내려가는 사태가 일어나면서 인근에서 집을 짓고 살던 무수한 주민들이 쓰레기 더미에 압사 당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도 잠시, 사태 수습에 미온적이던 정부는 곧 재발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이곳을 잠정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를 내리게 되고, 굶주림에 지친 주민들은 생계수단을 되찾기 위해 이 폐쇄조치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