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메트로폴리스로 야심차게 재탄생하고자 한 인도의 방갈로르. 정치가와 기업가들은 호텔, 대형쇼핑몰, 도심전철 건설을 위해 법을 무시하고 주민과의 협의과정 없이 개발을 추진한다. 그러나 영화는 그 화려함의 이면을 쫓으며 주민과 자연을 그들의 거주지에서 내쫓고 도시의 역사를 파괴하는 폭력과 마주한다. 압축적 개발의 폭력을 폭로하기 위해 영화는 2013년 현재에서 개발이 시작된 2008년으로 시간여행을 한다. 우리는 그 시간의 열차에서, 한쪽에서 새로운 건물과 공간이 구축되는 동안, 다른 한 쪽에서는 부모세대부터 살아오던 집의 반쪽이 파괴되고, 하루아침에 살 곳을 잃는가 하면, 수백 그루의 나무가 뽑혀 나가고, 대학 캠퍼스가 황폐화되는 것을 목격한다. 그리고 2013년으로 돌아왔을 때 도시의 최첨단 외관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간여행의 목적은 2008년으로 도시를 되돌리는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화려한 외관에 가려 보지 못한 폭력을 인식시키고, 그에 저항하는 시민과 활동가들의 투쟁이 있었음을 기억하는 데 있다. 현재 도시의 외관에 서려있는 폭력과 저항을 기억하는 한 그것은 실패한 싸움만은 아닐 것이다. (조혜영)[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