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진도 국악원. 유행가와 양음악에 밀려 기울어진 이곳에 한때 남도 소리판을 석권했던 이병기가 소리선생으로 오면서 극은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단짝인 고수 김달선이 가난에 질려 소리판을 떠나자 홀로 전국을 헤매며 소리씨를 찾고 있던 중 마침 이곳에서 16세의 이일례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다. 부모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악원 담밖에서 소리 도둑질로 자신의 세계를 쌓아왔던 이임례. 그녀는 이병기의 거침없는 소리를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그 역시 이임례의 타고난 재능을 단번에 알아보고는 대가로 키우기로 결심을 한다. 이렇게 만난 두사람은 몇 번의 좌절과 소리골병 끝에 전도군민 콩쿨 대회에서 우승을 거둔다. 그러나 더 큰 야망을 품고 있던 병기는 그녀의 소리가 한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그녀를 버리고 강달선을 찾아간다. 한편 병기의 그런 행동에 실망한 임례는 서울로 가고, 병기도 강달선에게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임례를 찾아온다. 임례는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병기를 따른다. 어느덧 세월은 흘러 두사람사이에 태백이 태어나고 쇠약해진 병기는 그만 세상을 떠난다. 다시는 소리를 하지 않으리라 결심하는 임례. 그러나 태백이 성장하면서 소리에 관심을 갖고, 어머니 송씨로부터 명창이 되어달라는 유언도 받자 그녀는 다시 그 힘든 한의 소리를 시작한다. 두 사람은 어머니가 소리를 시작한지 37년만에 전주대사습놀이에서 대망의 명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