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벨라 보니타를 아내로 맞은 돈 호세 알바레즈는 고향집에 돌아와 신혼살림을 차린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이 알바레즈 부부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벨라는 수많은 개미떼를 조종하며 개미 예찬을 늘어놓는 로코 사타노라는 남자를 만나고, 알바레즈는 어릴 때 정신이 이상해진 동생 미가엘로가 바로 로코 사타노라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을을 감싸고 있는 이상한 분위기, 그리고 비밀스럽게 그 마을의 권위에 도전하려는 알바레즈. 그리고 소문처럼 떠도는 개미인간, 즉 앤트맨의 존재... 벨라에게는 모든 것이 두렵고 불안하기만 하다. 벨라를 향한 로코 사타노의 시선이 집요해질수록 그녀에게 닥치는 위험은 커지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로코 사타노와 대적하는 알바레즈는 뜻밖의 사태에 직면한다. (부천판타스틱 영화제 소개 자료 인용) 호러영화의 외형을 띤 이 영화는, 도시인들이 시골에 가서 겪는 전형적인 공포를 그린다. 그 공포의 근원은 원주민들의 토속신앙이다. 인문학을 좀 공부한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보며 백인들이 쳐들어와 원주민들을 몰살하고 땅과 금을 차지한 아메리카 대륙의 비극적인 역사, 여기서 발생하는 공포와 토테미즘, 그리고 공포의 원형과 정신분석학 등을 연결하기 위해 부단한 시도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영화를 계속 보다 보면 뭔가 이상하다. 주인공들은 스페인어로 된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들이 쓰는 언어는 독일어다.(이 영화의 감독, 배우들은 모두 독일인이며, 이 영화의 국적 역시 독일이다.) 뮤지컬 시퀀스도 포함되어 있다. 거기에, 주인공들은 어깨에 잔뜩 힘을 주고 너무 진지하고 거창한 바로크식 연기를 한다. 게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앤트맨의 형상! 그제서야 우리는 이 영화가 노린 것이 뼛속까지 밀려드는 공포도, 끔찍하고 잔인한 화면으로 관객을 놀라게 하려는 쇼크도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인류문명과 공포, 혹은 집단무의식에 대한 심각한 고찰 따위의 뭔가 심오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이 영화가 노린 것은 바로 코.미.디.였던 것이다. 고전적인 B급 공포영화들이 언제나 그랬듯. 천재 유교수가 방송에 출연해 심각하고 굳은 얼굴로 장풍을 쏘는 모습을 볼 때의 기분이 이런 것일까? 감독의 능청스러운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