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남아프리카. 흑인 목동인 클라스는 백인 식민주의자들이 빼앗아간 소들을 되찾으려다 도둑 누명을 쓰고 붙잡혀 외딴 섬의 교도소에서 고된 육체노동을 하게 된다. 클라스는 흔히 백인들이 규정짓고 싶어하는 흑인의 특성과는 매우 다른 매력을 가졌다. 재치 넘치는 말솜씨와 빠른 두뇌 회전, 얄미울 만치 뛰어난 처세술 덕에 그는 교도소 식물원을 돌보는 영국인 식물학자 버질의 조수로 발탁된다. 이런 클라스를 눈여겨 본 사람이 또 있다. 동료 죄수인 네덜란드인 리카르트. 클라스는 리타르트의 구애에 냉담하지만 곧 이들은 인종간의 거리감과 당시의 도덕적 금기를 뛰어넘어 사랑을 시작하고 이를 지켜보는 버질과의 셋 사이엔 야릇한 긴장이 형성된다. ‘행복’은 오래가지 못하고 자신의 사랑에 이중적인 면을 보이던 클라스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놓이는데... 3백년전의 사랑이 제기하는 문제와 감동이 여전히 유효함을 전하는 탐미적 시대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