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 소녀 레이첼에게 가족과의 삶은 견디기 힘들다. 엄마와는 싸움이 끊이지 않고 양아버지는 지긋지긋하다. 그들과 함께 지낼 수 없는 레이첼은 탈출구를 찾아 떠나지만 그녀의 여정은 마약, 반항 그리고 분노의 폭발로 점철되어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레이첼은 우연히 이제 막 감옥에서 출옥한 상냥하고 아름다운 쟌느와 만나게 된다. 곤경에 처한 레이첼을 가엽게 여긴 쟌느는 남자 친구인 스티븐과 지내고 있는 몬트리올 근교의 모텔로 레이첼을 데려 간다. 이 만남을 시작으로 레이첼의 삶은 변화를 맞게 된다. 쟌느가 현대 무용가임을 알게 된 레이첼은 그녀의 재능에 끌리게 되고 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깨닫게 된다. 이 영화는 레이첼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다. 캐롤 로 감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춤과 인생에 대한 얘기를 영화 속에 정교하게 배치시켜 놓았다. 가식이나 기교 없이 표현된 현대 무용의 세계에 관객들은 쉽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여주인공인 레이첼 역할은 감독의 실제 딸인 클라라 퍼리가 연기했는데, 가혹하고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어 자아 실현을 이루게 되는 과정을 훌륭히 표현해냈다. 고통스럽지만 천천히 가슴 속 분노를 길들이는 방법을 배우고 자신의 에너지를 우아하지만 강한 힘을 지닌 움직임으로 분출해 냈다. 어린 소녀였던 레이첼이 여성으로 변해가는 과정은 무용가로서 변화해가는 그녀의 모습과 겹쳐진다. 레이첼은 관대한 영혼을 지닌 스승 쟌느를 모델로 삼아 춤추는 방법과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이 영화는 여성들의 세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회와 가정 모두 레이첼과 쟌느에게 등을 돌렸지만 - 쟌느는 그녀를 감옥으로 보냈던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을 수도 있고 레이첼이 가족에게서 버림 받은 것은 부당한 일이다 ? 영화는 변화를 향한 욕망이 받아 들여져 실천될 때에 개인적 상황은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을 멋지게 그려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