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몸의 영화에 매우 근접하여 있다. 키튼은 일회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몸의 즐거움을 머리의, 가슴의 즐거움으로 확장시키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는 학창시절에 누구라도 마주칠 수 있는 우등생이 고등학교 졸업식에서 운동에 관한 덧없음을 연설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사회는 운동신경이 '전혀' 없는 그를 받아줄 준비가 역시 '전혀' 안 되어 있으며, 그나마 진학하게 된 학교는 운동에 중독된 곳이라서 그가 존재할 수 있는 방법은 운동을 잘하는 것뿐이다. 그는 세상과 그렇게 적응해 가면서, 단지 삶을 비껴가거나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은 발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삶의 아이러니를 몸소 깨우친다. 성공이 그릇이 넘는 것이고 실패는 그릇을 쏟는 것이라면 성공이 넘는 물을 즐기는 도취인데 반하여 실패는 빈 그릇 자체에 대한 냉정한 성찰이라는 현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삶의 아이러니는 그런 법이다. 창조적인 도태. 부정을 통한 긍정 획득. 결국 이때까지 부정했던 모든 스포츠를 이용하여 난관을 헤쳐나가는 버스터 키튼의 모습은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고 겪을 수 있는 아주 평범하고 사소한 삶의 교훈임에 확실할 것이다. (김영서) 로날드는 고등학교 졸업식 고별사에서 책을 찬양하면서 스포츠를 비난한다. 여자친구 메리가 그의 이런 태도는 잘못이라며 힐책하자, 로날드는 라이벌인 제프에게 메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진다. 그는 결국 대학에 진학하여 스포츠에 좀더 전념해보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