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한참 떨어진 마을의 구피 집안은 대가족으로 재산을 외부에 건네주지 않기 위해 혈연 결혼을 하고, 일족끼리 별명으로 부르는 습관이 있다. ‘붉은 손’이란 별명을 가진 에두아르는 통캥과 함께 파리에서 성공해 귀향하는 조카 무슈를 마중 나간다. 그는 뮤제라는 아가씨와 결혼하려고 돌아온 것인데 통캥 또한 그녀를 좋아하고 있다. 10년에 걸쳐 장 르누아르의 조감독을 맡은 베케르만이 가능한, 정교함과 느긋함이 공존하는 홈드라마로 다양한 인물의 등장과 그 인상적인 처리는 스승인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을 연상시킨다. 냉소적이면서도 미스테릭한 이 영화는 자크 베케르가 배우들을 운용하는데 있어 대단히 뛰어난 감독이었음을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