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부의 아름다운 농촌 마을. 돼지 밥을 주고, 소를 키우고, 논 일을 하는 평범한 농민들의 일상. 그들이 수상 마을회관 앞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오합지졸 같은 모양새의 단원들이지만, 무대의 커튼이 내려오고 연주가 시작되자 죽어있던 목각 인형들은 생명을 얻는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물고기는 살아서 펄떡이고, 용은 불을 뿜는다. 이들은 베트남 농민 극단 최고의 팀, '탄하이 극단’이다. 탄하이 농민극단은 농사일이 바쁜 중에도 어린이를 위한 공연과 하이즈엉성 페스티벌 공연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탕롱극장 앞. 세계 각국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극장이 붐빈다. 세계 유일, 물을 무대로 한 수상인형극을 보기 위해서이다. 국립 하노이 탕롱 극장은 최고의 무대 연출가, 인형극 단원, 악사들이 모인 베트남 수상인형극의 자부심이다. 그들은 커튼 뒤에 서서 농민들의 삶과 애환을 인형극 예술로 승화한다. 아름다운 공연 뒤에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있다. 극단의 수습 단원들은 정기적으로 농촌의 극단을 방문하여 기술과 정신을 배우고 조언을 듣기도 한다. 베트남의 농민극단은 인형극의 세련된 기술 외에도 놀라운 무언가를 품고 있다. 각각의 단원들이 수상인형극을 하는 목적에서 그 '무엇'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수상 인형극을 통해 베트남 농민의 '진실하고 선하며 아름다운(眞善美)' 마음과 순수한 삶을 표현하고자 한다. 농민 극단에게 인형극은 곧 '인생이며, 예술이고, 함께하는 행복’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