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술의 모든 트릭을 알고 있다고 자부하는 홍콩 스타 성룡은 최근에서야 자신의 가족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그의 부친이 죽기 전에 아들에게 집안의 전통을 알려야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성룡의 부친이 장개석의 스파이였다는 것과 함께 모친 및 그의 알려지지 않은 형제들에 대한 사실이 밝혀진다. 이 영화에서 관객들은 전쟁이 남긴 상흔과 영화 기관에 가해졌던 비극적인 문화혁명의 여파 외에도 수 세대에 걸쳐 중국의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견뎌야 했던 감동적인 이야기를 볼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소개 글(권용민). 아시아의 현대사가 격변의 역사라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역사 내부에 위치한 인간이 현재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선택과 노력을 하게 되는지 그 이면엔 무엇이 있는지 짐작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면 세계적인 스타 성룡의 경우는 어떤가? 장완정이 감독한 <용의 흔적: 성룡과 그의 잊혀진 가족>은 성룡과 그의 가족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1970년대 이후 홍콩은 아시아 영화의 중심으로 화려한 궤적을 그리며 비상하고 있었다. 성룡은 이런 움직임 가운데서도 돋보이는 용이었다. 그때 성룡의 배다른 두 형은 중국 본토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었고, 또 다른 두 명의 누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성룡은 자신의 형제들에 대해 최근까지 알지 못했다. 역사적인 자료화면들과 함께 다큐멘터리는 성룡의 아버지가 어떻게 국민당의 비밀요원이 되고 공산당을 피해 홍콩으로 도피하는지, 어머니가 어떻게 두 딸을 키우다 홍콩으로 건너와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는지 보여준다. 화면에 담긴 공개처형과 전쟁을 직접 살아낸 성룡의 가족들에게 이 역사는 결코 담담하지 않으며, 다큐멘터리를 보는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부른다. 개인적인 가족사와 거대한 역사의 조합, 스타인 동시에 한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성룡. 성룡의 액션이 등장하지 않지만 성룡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보여주는, 성룡의 가족사인 동시에 중국현대사의 한 기록. 이것이 <용의 흔적:성룡과 그의 잊혀진 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