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마지막 임금인 공민왕과 원나라에서 맞이한 그의 아내 노국 공주와의 사랑을 소재로 한 박종화의 원작 소설(1942)을 영화화한 작품. 제6회 대종상 미술상 수상.고려 말기. 선정에 힘쓰던 공민왕은 사랑하는 왕비 노국 공주가 난산으로 사망하자 정사는 아예 고승인 신돈에게 맡기고 오직 공주를 추모해 불사에만 전념한다. 그러자 호색가인 신돈은 정사를 돌보지 아니하고 엽색행각을 일삼는다. 그리하여 조정의 기강이 극도로 문란하여짐에 마침내는 홍윤이 왕의 익비와 간통하여 임신하는 사태까지 이르니, 이에 당황한 왕은 사실이 발설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최만생을 살해하려 하다가 오히려 그에게 살해된다.영화제 소개글. 월탄 박종화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다정불심>은 신필름의 전성기 때 추구한 사극 스펙타클의 진경을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노국공주와 사별하고 그녀와 닮은 외모를 지닌 ‘반야’라는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공민왕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는 세트 미술과 화려한 의상, 장대한 스케일의 전투 장면과 군중 동원 장면 등에서 황금기를 누렸던 60년대 한국영화산업의 세를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대작의 규모감이 주는 매력도 그렇지만 일종의 시체애호증에 빠진 공민왕의 연애담을 파격적으로 묘사하는 대담한 시각도 눈길을 끈다. 영화가 주는 즐거움이 스토리와 스펙타클에 있다고 믿고 과감하게 밀어붙인 신상옥의 장인적 배짱과 감각은 오늘날에도 바래지 않는 고전적인 매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