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와 지희는 겨울의 설악산정에서 그 어떤 힘이 끌린 듯 신비로운 영감에 의해 처음 만나 곧 사랑의 불길 속에 몸과 마음을 태운다. 지희는 정우의 고향을 찾아내려가는 길을 훤히 알며 그의 고가에 호랑이족자와 우물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그 우물속에 지희 자신이 빠져 죽었다고 외치고는 졸도하고 만다. 정우가 이 집의 내력을 아는 고모에게 우물에 대한 내력을 묻자 청상과부인 정우의 증조할머니가 불륜이 발각나 그 우물에 빠져죽고 난 후 메워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 증조할머니가 지희로 환생한 것이다. 지희는 방황하며 극락암으로 간다. 정우는 그곳을 찾아내어 마침내 결혼식을 올리려 정상에 이른다. 그속에서 둘은 뜨거운 포옹을 한채 엄습해온 폭풍설 속에서 극락조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져가고 있었다.